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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제 681 호 [교수칼럼] 뉴 제너레이션 Z세대와 소통하기

  • 작성일 2019-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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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3701
이해람

어린 시절부터 디지털 기기를 사용했으며, 신기술과 빠른 변화에 민감하다. 경제적 안정을 추구하고 현실적이며, 다양성 인정에 관대한 세대로 사회와 환경에 관심이 많고 세상 변화에 대한 요구도 높은 세대이다. 이들이 바로 밀레니얼 세대를 제친 뉴 제너레이션 Z세대이다. Z세대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에 태어난 이들을 말한다. 나는 매일 같이 Z세대의 시작점부터 2000년에 태어난 뉴 제너레이션 Z세대들과 호흡하고 있다. 어떤 이들은 이렇게 밝고 활기찬 젊은이들과 함께 하는 나를 부러워하기도 하지만 가끔은 이들을 이해하고 알기 위한 노력이 버거울 때가 있다. 물론 나는 소비트렌드, 마케팅 전략을 주로 가르치기 때문에 미래소비자에 주목하고 이들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 의무라 하겠다. 이들은 멀티 플랫폼을 이용하는 디지털 네이티브이고, TV보다는 유튜브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게다가 사회나 환경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 사회 변화를 요구하고 환경보호에 적극적이다. 확실히 나와는 다른 세대이다. 가끔은 나도 이들처럼 디지털 기기를 자유롭게 사용하고, 의견을 자신 있게 피력할 수 있는 강단이 부럽기도 한다.


친구들과 가끔씩 “90년대 생은 우리와 다른 것 같아. 신기해”를 말하곤 한다. 내가 어렸을 때 우리 부모님의 말씀인 “도대체 너는 왜 그러냐 이해할 수 없어”라는 말을 들으며 세대 차이를 외쳤던 내가 우리 부모님과 똑같이 어린 친구들과의 세대차이를 말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기도 한다. 나는 우리 부모님처럼 그러지 말자고 다짐했는데 가끔은 툭 튀어나오는 말에 놀랄 때도 있다. 생각해보면 어느 시대든 세대 차이는 존재했고, 세대 간 갈등은 있었다. 특히 요즘처럼 세상이 빠르게 변하는 시기에 8살짜리 초등학생이 유치원생 보고 세대 차이를 느낀다는 말이 일리가 있게 들리기도 한다. 자장면 배달을 위해 중국집에 전화를 해 직접 주문을 했던 세대인 나는 전화 거는 것에 익숙하다. 하지만 요즘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주문하고, 통화보다는 문자메시지에 익숙한 세대들은 음성통화를 어려워 한다고 한다. 텍스트에 익숙한 나는 궁금한 게 있으면 포털 사이트에 검색을 하는데 Z세대들은 유튜브 동영상을 시청한다. 참으로 다른 패턴이다.


그렇지만 나는 분명 이들과 소통하고 호흡해야 한다. 그래서 이들이 살았던 배경을 이해하고, 환경을 이해하려고 한다. 특히 이들은 다양성을 중시하며, 가장 편견이 없는 세대로 사람에 대한 부당한 대우에 맞서 인종차별, 여성차별 등 사회문제를 꾸준히 환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한 급격한 기후 변화로 빈번한 자연재해를 겪어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렇듯 사회와 환경에 대한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멋지다. 그들과 내가 다르다고 편가르기 보다는 이해를 바탕으로 이들의 좋은 점을 취한다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사회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는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극복하고 한 단계 더 발전시키기 위한 사고법인 헤겔의 ‘변증법’을 좋아한다. 어떤 사물(테제)에 대해 모순되는 사물이나 문제점(안티테제)이 존재하면 이를 통합해서 모순을 극복하고 더 발전되고 완벽한 해결법으로 나아가는 정반합의 사고가 맘에 든다. 여기에 어울리지는 모르겠지만 세대 간 갈등을 극복하고 더 좋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정반합의 사고가 필요할 것 같다. 기성세대 입장에서는 Z세대의 적극적이면서 다원주의 사회를 갈망하는 특성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Z세대의 입장에서는 기성세대의 삶의 지혜를 받아들일 수 있다면 이상적 ‘합’의 상태인 바람직한 사회 형성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


시간이 갈수록 학생들과의 나이차이가 커지면서 학생들을 소통하는 것이 어려워지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되기도 한다. 게다가 사회가 빠르게 변해 그 속도를 맞출 수 있을까 고민이 된다. 그렇지만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서로의 이해를 통해 즐겁고 행복한 학교생활이 되길 기대해본다.

양희순 교수(의류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