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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제 695 호 [영화로 세상읽기] 살리기 위해 죽어가는 전쟁의 굴레

  • 작성일 2021-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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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3596
엄유진

 샘 멘데스 감독의 영화 ‘1917’은 제1차 세계대전 속 영국군과 독일군의 대치 상황에서 독일 육군이 계획한 함정에 빠진 데본셔 연대 2대대 수장 ‘멕켄지’에게 ‘에린무어’ 장군의 공격 중지 명령 지시를 전달해야 하는 두 영국군 병사 ‘스코필드’와 ‘블레이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영화 초반부에는 블레이크를 중심으로 내용이 전개된다. 공격 중지 명령 지시를 빨리 전달하지 않으면 블레이크의 친형과 함께 2대대에 있는 약 1,600명이 전멸하게 되기 때문에 블레이크와 스코필드는 2대대로의 발걸음을 재촉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독일 공군에게 블레이크는 공격을 당하게 되어 스코필드 홀로 2대대로 가게 된다. 스코필드는 이전과 달리 무거운 책임감을 떠안으며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달려가고 본격적으로 그를 중심으로 영화가 전개된다.

 '원 컨티뉴어스 숏' 촬영 기법을 통해 홀로 독일군을 피해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기면서도 끝까지 2대대로 달려가는 스코필드를 담아내어 그의 상황에 관객이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왔고 상세하게 전쟁을 설명해내었다. 이 영화가 설명해낸 전쟁은 ‘스코필드’라는 한 개인을 초점으로, 얼마나 모든 사건이 빠른 시간 안에 진행되며 그 빠른 진행 속도에서 사람의 목숨은 또 얼마나 좌우되는가를 적나라하게 시사한다. 특히 전쟁에 신물이 나는 것 같은 영국 군인의 “이 땅 뺏겠다고 3년을 싸웠어, 그냥 줘버릴 것이지.”라는 대사는 이 영화가 관객에게 던지려는 궁극적 메시지처럼 느껴진다. 

 이처럼 우리는 국가의 이익을 위해 전쟁으로 희생되는 개개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전쟁의 참혹함과 끔찍함을 한 개인의 시선으로 풀어낸 영화 ‘1917’을 통해 다시금 전쟁에 피해에 대한 경각심을 느끼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이규원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