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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사회

제 2020호외-3 호 면접관 대신 카메라 렌즈… 언택트 면접, AI가 직무능력까지 평가하는 시대

  • 작성일 2020-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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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11531
송수연

면접관 대신 카메라 렌즈… 언택트 면접, AI가 직무능력까지 평가하는 시대 

- IT 업체 ‘AI 면접’ 직접 체험해봤다.



채용 시장을 흔드는 언택트 바람, AI 면접 본격화해


  언택트란, 접촉이란 뜻의 ‘contact’에 부정의 뜻인 ‘un’이 붙어 ‘접촉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비대면’이라고도 부른다. 언택트는 코로나 이전부터 존재했던 개념이기 때문에 신조어나 신개념으로 보지는 않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접촉이 일상화되면서 모든 생활이 언택트를 기반으로 하는 본격적인 언택트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렸다. 특히 이 언택트 바람은 코로나로 인해 주춤했던 채용 시장을 거세게 움직이며 갈 곳 잃은 대학 졸업자들과 취업 준비생들에게 희망의 소식을 주고 있다. 과거 금융권과 IT 위주의 소수 기업들로부터 시작된 언택트 면접은 현재에 이르러 대기업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회사와 기업들로 퍼져 언택트 채용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AI 면접 솔루션 제공 업체 마이다스아이티에 따르면 현재 300여 개의 기업에서 AI 면접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이는 앞으로의 채용시장이 언택트 시대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AI 면접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사용할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사람인이 제공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구직자 60%가 이에 대해 부담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막상 준비를 시작하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관련 정보가 너무 없고 막막해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AI 면접,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질문 유형 파악이 중요


▲ 윈시대로 AI 면접 프로그램을 통해 면접을 진행하는 모습


  시대 교육 그룹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 ‘윈시대로’의 AI 면접은 기본 질문과 인성검사, 상황제시형 질문, 심층구조화 질문, 적성검사, AI 게임, 상식 총 7개의 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면접 시간은 보통 한 시간 내외로 중간에 멈추거나 다시 시작할 수 없으며 모든 영상 면접은 30초의 생각 시간을 준 후 그 뒤 60초의 답변 시간이 주어진다. 이와 같은 안내는 각 단계 시작 전에 알려주기 때문에 질문 가이드를 충분히 읽고 임해야 한다. 기본 질문은 자기소개, 지원 동기, 장/단점을 묻는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대면 면접에서도 기본으로 제시되는 질문이기 때문에 AI 면접 전 필수로 준비하고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인성검사에서는 주어진 시간 내에 기본 성격과 가치관, 태도를 확인할 수 있는 선택형 문제로 진행된다. 이는 중고등학교 때 했던 인적성검사와 비슷한 방식으로, 누구나 부담 없이 응시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진행된 상황제시형 질문은 제시된 상황 속에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그 상황 판단 능력을 확인한다. 또한 심층구조화 질문에서는 인성검사 과정 중 선택했던 대답을 O, X로 물어보고 그에 따른 꼬리 질문 두 개에 대해 질문한다. 이어지는 적성검사는 언어력, 수리력, 추리력, 공간력, 지각력 총 5가지의 영역에서 답을 고르는 것으로 진행된다. 적성검사는 인성검사와 마찬가지로 선택형으로 답변하며, 상식과 지식을 영역별로 구분해 질문한다. 또한 다양한 유형의 게임을 통해 순발력이나 문제해결능력을 평가한다. 이해하기 어려운 게임도 많아 사전에 숙지를 잘 하고 면접을 시작해야 한다.


 ▲ AI가 녹화된 면접 영상을 보고 텍스트, 표정, 시선처리에 대해 분석해준 결과


▲ AI 분석 결과를 통해 본 기자가 많이 쓰는 단어


  윈시대로는 한 시간 정도 쉼 없이 이어진 면접이 끝난 후 몇 분 뒤 리포트를 분석해 보여준다. 종합결과에서는 자주 사용하는 단어를 나열하고 감성을 분석해 수치로 나타낸다. 또한 각 검사의 항목을 등급별로 제시하며 선택한 정답과 문제 해설을 보여준다. 그뿐만 아니라 각 영상의 텍스트와 표정, 시선처리를 리뷰해 주고 답변을 어떻게 해야 좋은 평가를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팁까지 알려주고 있다.



▲ 뷰인터 AI 면접 프로그램에서 연습할 수 있는 기본 면접 질문


  뷰인터는 LG전자와 LG유플러스에 AI 면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의 AI 면접 프로그램으로, 기본적인 인적성 질문을 바탕으로 하는 ‘AI 면접 질문’과 각 기업과 직무의 특성에 맞는 ‘기업 기출 질문’으로 나누어져 있다. 각 질문 항목에서 자신이 연습할 질문을 선택해 개별적으로 면접 영상을 녹화하고 화면에 비치는 모습을 직접 확인하면서 연습할 수 있다. 실제 모의 면접과 비슷한 방식으로 이루어지지는 않지만, 부족하거나 어려운 질문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습하고 보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AI가 성격을 분석해 직무 능력을 평가하는 모습


  뷰인터는 촬영한 면접 영상을 바탕으로 바로 결과를 분석해 준다. 합격 가능성과 면접 준비 상태, 면접 역량을 평균 수치와 비교해 10가지의 요소에 따라 분석한다. 또한 시선처리나 머리 움직임, 목소리 크기나 높낮이, 표정 변화와 같은 세부적인 요소까지 코칭 해주며 성격 특성에 따라 적합한 직무를 추천해 주기도 하고 글자로 변환된 답변을 통해 답변을 검토해볼 수 있다는 점이 좋다. 



면접 직접 체험해보니... 장점도 있지만 AI가 가진 한계 극복 힘들어 보여


  두 가지의 AI 면접을 체험해본 결과, AI 면접의 장점은 편안하고 조용한 장소를 선택해 비교적 편안한 차림으로 응시할 수 있다는 점이다. 화면에서는 응시자의 얼굴과 상반신만 꽉 차 나오기 때문에 사실상 아래는 무엇을 입었는지, 어떤 자세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또한 AI 면접은 영상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보고 수정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대면 면접 시에는 자신이 무슨 표정을 짓고 습관을 하는지 볼 수 없지만, AI 면접은 화면 미러링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파악할 수 있다. 실제 면접에서는 제공되지 않는 피드백과 팁을 해준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면접에 탈락했는데, 이유를 알 수 없어 답답했던 경험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AI 면접 시스템은 면접이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후의 면접도 대비할 수 있도록 분석 자료를 제공해 준다. 또한 연습 면접을 포함해 몇 번의 면접을 진행해보니, 비슷하거나 공통되는 질문이 많았고 어느 정도 AI가 하는 질문의 방향성을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이는 충분한 경험과 연습을 한다면 누구나 AI 면접을 쉽게 준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새로운 면접 시스템이다 보니, 적응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았고 오류나 문제점이 일부 보이기도 했다. 우선 지켜보는 사람이 없다는 생각 때문인지, 평소 앉아 있는 습관이 나왔다. 초반에 꼿꼿이 세웠던 허리는 점차 구부러지고 다리를 꼬거나 올리는 자세가 나도 모르게 나와 당황했다. 편안한 공간에서 하는 것이 긴장감을 완화시킨다는 장점도 가져올 수 있겠지만, 지나친 긴장감 완화는 오히려 독이 되는 듯했다. 또한 기계가 처리하는 일이다 보니, 오류나 오타가 발견되기도 했다. 앞서 윈시대로 면접을 볼 때, AI 게임단계에서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지 않아 애를 먹었었다. 다행히 정식 면접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전까지의 데이터는 남아있었지만 실제 면접이었다면 당황해서 더 이상 다음 문제를 풀기 힘들었을 것이다. 또 적성검사를 할 때 밑줄 쳐진 부분과 같은 말을 찾으라 했지만 밑줄이 쳐져 있지 않아 짐작해서 문제를 풀어야 했으며, 다른 질문에서는 오타가 발견되기도 했다. 방금 전 대답했는데 심층 질문에서 비슷한 질문을 해 어쩔 수 없이 중복의 대답을 하게 된 경우도 있었다. 이렇듯 AI 면접은 부정행위나 돌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대책이 아직까지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것 같았다. 



보다 정확한 AI 체계 구축과, 그에 따른 취업 대책 세울 필요


  이처럼 면접의 기본적인 단계에서 오류를 범한 기계가 과연 실제 면접에서 정확한 분석을 가져올지, 기계라고 해서 모두 수용해야 할지에 대한 생각이 기계가 대체할 수 있는 영역의 한계와 수용 범위를 어디까지로 해야 할지 고민하게 만든다.

  AI 면접은 사실상 대답 자체에 대한 평가를 하고 있지 않은 것 같았으며 인적성이나 면접 태도만을 파악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에 또 다른 AI 면접 시스템을 보유한 마이다스아이티는 자사의 프로그램 이름을 ‘AI 면접’이 아니라 ‘AI 역량검사’라고 붙이며 AI 면접이 답변 내용으로 그 사람의 지식이나 직무 이해도까지 평가하지는 못한다고 했다. 현재 100% AI 면접 방식을 채택해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기업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대부분의 기업이 평가의 일부로만 사용하거나 인적성 검사의 요소로만 평가하는 것이 그 이유가 아닐까 한다. 실제 AI 면접을 경험해본 결과, AI 면접 프로그램이 취업 준비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기존 대면 면접을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아직 체계적인 기반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것 같았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것을 예상하면서, 언택트는 앞으로의 생활 곳곳에 스며들어 비대면 생활이 일상화가 된 사회를 만들 것이다. 대학과 기업, 사무적 시스템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스마트 21세기에 대응하는 데이터 구축을 위해 이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맞춰 채용 시장도 아직까지는 시기상조일지 모르지만 더 적극적으로 앞으로의 채용 방식을 변화시킬 것이다. 채용 준비 학원에서는 이미 AI 면접 시스템을 대비한 전문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으며 다양한 AI 기업과 구인구직 기업에서는 AI 면접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출시하고 있다. 취업을 준비하기 위한 많은 이들은 점차 변화하는 채용 시장의 모습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준비를 함으로써 앞으로의 AI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할 필요가 있다. 



송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