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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사회

제 695 호 가상 신대륙, 메타버스

  • 작성일 2021-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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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6112
엄유진

새로운 문화와 디지털의 등장, 메타버스

 다가오는 7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한 야구 경기가 진행될 예정이다. 가상현실(VR) 기기를 착용하면, 경기장 안팎의 팬들이 가상공간에서 자신이 원하는 자리로 이동해 그 시점에서 경기를 즐길 수 있게 된다.VR, AR 메타버스 이용이 확대되자 유통업계도 다양한 서비스를 도입중이다. 그렇다면 과연 메타버스는 무엇이며 메타버스의 활용에 대해 알아보자. 메타버스란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Meta(메타)’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Universe(유니버스)’와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1990년대에 등장한 닐 스티븐슨의 SF소설 ‘스노 크래시’(SnowCrash)에서 메타버스가 처음 소개되었다. 극소수의 인간만이 메타버스에 접속할 수 있으며 능력에 따라 가상의 자아인 ‘아바타’가 차등적으로 만들어진다는 상상 속의 개념이었다. 하지만 메타버스가 점차 영역을 넓혀가면서 서서히 우리 생활 속으로 침투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다. 최근 비대면 플랫폼이 익숙한 MZ세대와 코로나 19로 인한 생활 등으로 인하여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메타버스

▲ 그룹 에스파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메타버스가 빠르게 대중화 대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SM의 신인 걸그룹 에스파는 '자신의 또 다른 자아인 아바타 ae(아이)를 만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그동안 SF 혹은 판타지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가상 세계인 메타버스 장르를 엔터테인먼트로 확대하였다. 비대면 시대에 맞춰 폭넓은 스토리텔링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따라서 메타버스의 시작을 알리는 동시에, 문화와 신기술을 융합한 새로운 영역의 콘텐츠로서 엔터테인먼트의 영역을 확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 가상의 캐릭터 / 제공 : 게티이미지 코리아 버츄얼 

 유튜버는 컴퓨터 그래픽, 모션캡처 등의 기술을 통해 가상 캐릭터를 만들고, 이 캐릭터를 통해 유튜브 등의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는 사람을 뜻하는 용어이다. 2020년 전 세계 유튜브 슈퍼챗 TOP20 중에서 15개의 채널이 버츄얼 유튜버의 채널로 나타났다. 캐릭터가 살아 움직이는듯한 생동감과 누구에게나 친밀하고 쉽게 각인된다는 특성을 갖고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버츄얼 유튜버는 일본을 시작으로 중국, 북미 등 세계 곳곳에서 인기가 상승하면서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에서는 버츄얼 캐릭터의 성장 초기인 단계로 게임, 라이브방송, 음악 등 수많은 사업으로 확장이 되고 있다. 


미래의 먹거리 사업, 메타버스 

 메타버스가 모바일을 대체할 '인류의 플랫폼 혁명'으로 관심이 집중되면서 관련 산업에서는 ‘메타버스 전쟁’이 시작되고 있다. 

 그 선두주자가 2018년 8월 출시된 네이버의 ‘제페토’다. 제페토는 가상의 자아를 만들고 자신만의 공간을 꾸며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이용자를 기반으로 아바타를 만든 후 시스템이 AR 기술과 AI 기술을 바탕으로 사진 혹은 가상의 배경을 합성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애플리케이션에서 사진 촬영 후 이를 기반으로 아바타를 생성하고 아바타의 표정, 몸짓, 옷차림 등 다양한 요소를 이용자가 원하는 모습으로 바꾼다. 이렇게 만든 아바타를 통해 이용자는 친구와 문자, 음성, 이모티콘을 주고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가상공간에서 춤을 추거나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다. 최근에는 명품 구찌(GUCCI)가 공간을 만들어 실재 상품을 판매하기도 하고 나이키, 푸마 등이 입점하면서 제2의 마케팅 공간이 되고 있다. 또 아이돌이나 인기 BJ가 자신의 아바타를 만들어 팬 미팅을 하는 등 콘텐츠가 다양해지면서 제페토는 전 세계 누적 다운로드 2억, 월평균사용자수(MAU) 1천 200만명등 연일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제페토 속 구찌, 제페토와 CU의 계약 체결 (출처: 대한경제)

 이동통신사들도 메타버스 산업에 가세했다. LG U+는 미국의 퀄컴과 버라이즌, 프랑스 오렌지, 대만 칭화 텔레콤 등 10개 사업체와 연합해 콘텐츠를 만들고 'U+ AR(증강현실)', 'U+ VR(가상현실)'을 서비스한다. SK텔레콤은 마이크로소프트와 협업해 혼합 현실 제작소 점프스튜디오를 열어 ‘점프 버추얼밋업'이라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시작했다. 이용자가 아바타를 만들고 같은 가상공간에 최대 100명까지 접속해 콘퍼런스와 공연 등을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실제로 순천향대학교에서 메타버스 입학식을 개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렇듯 점점 다양해져 가는 메타버스 사업에 정부도 관심을 표했다. 기재부가 통신 3사, 방송사, 실감경제(XR) 업계와 관계기관, 전문가로 꾸려진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를 출범시키고 판교에 메타버스 허브를 조성한 이후 5월 25일에는 기획재정부, 문화체육관광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동으로 '메타버스 TF'를 꾸려 구체적인 발전전략 논의에 나섰다. 만약 정부가 메타버스를 성공적으로 구성한다면 서울, 세종 과천 등 다양한 지역의 장관들과 실무진들이 가상공간에서 함께 회의하고 청문회, 국정감사 등도 가상으로 가능해진다. 공공기관뿐만이 아니다. 과학관이나 도서관, 국립대학, 공공의료 등을 메타버스 공간에 구현할 수 있다면 물리적 거리를 극복해 더 많은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 이러한 기대효과에 정부의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기제부 관계자는 ICT 경쟁력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메타버스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메타버스 산업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

 이렇듯 메타버스를 향한 투자와 관심을 커지고 있으나 장애물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AR 글라스의 범용화이다. 현재 약 500만원 대의 높은 가격과 실생활에서 사용하거나 쓰고 다니기에는 부담스러운 무게와 접근성은 메타버스의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또 메타버스 관련 법안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범죄 피해가 일어나거나 가상 환경에 매몰되어 현실보다 우선시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빨라지는 기술의 발전만을 우선시할 것이 아니라 관련 법안을 재정비하고 보다 넓은 시야로 기술 발전의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 이용자들의 경우 메타버스의 비중을 조절하고 캐릭터만을 생각해 타인을 무분별하게 대하지 않는 등 관련 주의사항을 숙지해야 할 것이다. 


김지현 기자, 김효정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