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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제 697 호 기업을 넘어 대학가에 부는 ESG 바람

  • 작성일 2021-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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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4845
김지현

지속가능성을 위해 움직이는 대학들

  저출산으로 점점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대학이 축소됨에 따라 기업을 넘어 대학가에도 ESG 바람이 불고 있다. 2005년 처음 도입된 ESG는 친환경(Envrionment)·사회공헌(Social)·윤리경영(Governance)의 줄임말로, 최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시되면서 단체의 지속가능성을 판단하는데 필수적인 평가 가치가 되고 있다. 대학 역시 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고등교육기관으로써 그 사회적 역할에 대한 책임이 높아지면서, 대학에서도 대학 구성원, 나아가 지역사회까지 함께 아우르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는 ESG 경영을 선택하고 있다. 학부생들이 ESG의 개념을 이해할 수 있도록 대학들은 경영대학원 전공 수업에 ESG 과목을 신설해 ESG 인력을 양성하고, MBA 과정에 ESG 전문 트랙을 넣어 실무적인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다양한 ESG 관련 교과목을 신설하고 있는 대학들

  하버드 대학교, 스탠퍼드 대학교 등 해외 주요 대학들은 2010년대부터 MBA 과정에서 ESG 교육을 하고 있다. 하버드 최고의 ESG 수업으로 꼽히는 리베카 헨더슨 교수의 ‘자본주의 다시 상상하기’ 과목이 대표적이다. 개설 당시 28명으로 시작한 강의는 이제는 하버드 MBA 학생 절반이 듣는 필수 강의가 됐다. 


  국내 대학 중에서는 건국대학교가 국내 대학 최초로 ESG 경영 실천을 위한 기구인 ‘ESG 위원회’를 신설하고 ‘ESG 경영’을 도입했다. 연세대학교는 올해 1학기부터 대학원 교과 과정에 ESG 과목을 신설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법률대학원 법무학과에 ‘ESG와 메타버스의 법적 과제’ 과목을 신설했고, 미래 캠퍼스 일반대학원 환경금융학과에 ‘ESG 통합지속가능 투자’ 과목을 개설했다. 인하대학교도 지난해 11월 ‘녹색금융특성화대학원’을 신설해 ESG 전문인력 양성에 힘쓰고 있다. 녹색금융특성화대학원은 ‘ESG 평가와 투자성과분석’ 등 7개의 ESG 및 기후금융 특화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대학들의 ESG 경영 노력은 이론교육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대학과 공공기관이 협력해 학부생들이 기업의 ESG 현장을 직접 경험해볼 수 있게 하는 과목들이 생겨나고 있다. 동아대는 지난 5월 코레일유통 부산·경남본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ESG 경영 실천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프로젝트의 하나로 학생들이 ESG 경영의 실무를 경험해볼 수 있는 교양과목 ‘ESG 경영 실천을 위한 함께 해결하는 사회문제를 개설했다이 과목을 통해 학생들은 푸드 유통과정 개선유휴 공간 활용 등 사업 기획 및 ESG 경영 실천 전략을 직접 개발하는 과제를 수행한다또한한양대가 지난 2018년 신설한 사회혁신융합전공의 정규 교과목인 ‘ESG 컨설팅은 대학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비랩코리아와 연계해 진행하는 교과목으로 중소 수출 기업의 ESG 관련 인증 과제를 학생들이 직접 수행하게 된다



‘LINC+’, 교내 ESG 도입 신호탄인가

  우리 대학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ESG 도입에 첫발을 내딛고 있다. 2017년에 문을 연시작한 교내 ‘LINC+사업단’에서는 대학과 지역사회 혹은 기업이 함께 당면한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PBL 기반의 교육 프로그램 ‘LINC+ 4P+ 지역산업 문제해결 프로젝트’를 운영해 왔다. 학생들이 LINC+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비대면 기반의 PBL(Project-Based Learning) 교육 및 과목을 상호 융합, 연계하고, 협약기업의 문제를 해결(Project)하며, 시작품을 제작 및 제공(Product)하는 형태의 이 사업은 현재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코로나 19로 어려운 지역 피트니스 산업의 문제를 비즈니스 관점에서 해소하는 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피트니스 산업은 대면 중심의 비즈니스가 많기에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 이러한 문제를 이번 LINC+ 프로그램을 통해 비대면 기반의 온라인 기술을 활용한 피트니스 서비스 제공 모델을 새롭게 개발하는 방향으로 해결해 나갔고 참여기업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기업도 아닌데...ESG 관심의 이유

  대학가가 ESG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최근 사회 트렌드가 ‘지속가능성’인 점도 있으나 그 중심에는 대학가의 위기에 있다. 수험생 감소 등의 이유로 여러 대학이 존폐위기에 놓인 가운데 대학가가 새로운 방안으로 꼽은 것 중 하나가 지속가능성, ESG다. 이제는 대학의 홀로서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지역사회, 노동조합, 주변 환경 등으로 눈길을 돌리게 만든 것이다. 그러나 존폐의 기로 속 살아남으려는 방안을 모색한 점은 이상적이나 ESG가 과연 무너져가는 지방 사회에서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막 스타트를 끊은 대학가의 ESG 프로젝트들, 과연 이 발걸음이 대학가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끌 수 있을까? 또 우리 대학은 LINC+ 사업을 넘어 어떤 방향으로 변화를 꾀할까? 비록 올해에도 우리 대학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으나, 꾸준히 인구가 감소하는 만큼 유지를 넘어 지속 가능한 발전을 고려하는 변화를 기대해 본다. 



김지현 기자윤정원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