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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제 1 호 [자하교지의 역사-2000년대] 2000년대의 자하

  • 작성일 2021-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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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혁

최다빈 명예기자



1.2000년대 자하의 흐름


2000년대, 살아는 있을 때지만 기억조차 희미한 나의 유년기, 그 때 대학은 어떤 곳이었고, 대학생 언니 오빠들이 보던 세상은 어떤 곳이었을까? 그리고 그 때 상명대학교의 교지 자하에는 어떤 내용들이 담겨있을까? 이러한 호기심이 들었던 나는 종간호 특집으로 쓰게 된 자하의 역사 관련 기사에서 2000년대를 맡게 되었고, 설렘에 부풀어 자하에 있는, 이제는 먼지 묻고 색이 바랜 묵은 향이 나는 2000년대의 교지 아홉 권을 가방에 넣어 집으로 가져왔다.

2000년대의 교지가 전체적으로 어떤 흐름을 가지고 있는지 지금의 교지와는 어떤 점이 다른지를 중심으로 9권의 교지를 살펴본 후 2000년대 교지의 흐름을 교지의 구성에 따라 35호-37호(01년-03년). 38-41호(03-07년), 43호-44부(09-10년)의 세 부분으로 나누었다. 이제 이 세 부분으로 2000년대 교지의 구성과 교지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에 대해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도록 하자. 



2.35호-37호(2001-2003년)


최근의 자하와 다른 점을 중심으로 이야기해보자면 첫 번째는 전체 기획 외에 개인 기사가 따로 없고 그 대신에 전체 기획 기사에 대해 구체적이고 심도 있게 다루었다는 점이다. 두 번째로 학내 기사가  따로 없는 최근의 자하와는 달리 2000년대 자하에는 학내, 즉 상명의 이야기를 담은 기사가 한 파트로 항상 자리 잡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세 번째로 자하 문학상은 자하에서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시나 소설을 공모하도록 하여 가장 우수한 작품을 교지에 싣도록 한 것인데 36호까지만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다. 네 번째로 옴부즈맨은 지금의 독자투고를 칭하는 이름이다. 지금의 독자투고가 자하에 속하지 않은 상명대의 재학생이 자하에 기사를 싣는 형태라면 옴부즈맨은 상명대의 재학생, 교수님을 넘어 타대생도 쓸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단순히 기사를 싣는 것이 아니라 자하에 대한 평가, 그리고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대한 제안과 같이 교지를 읽은 소감에 대한 부분을 다루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 각 호의 특징들을 살펴보자. 35호의 전체기획 주제는 코메디였다. 코메디, 일상, 왜곡, 가면, 공감, 도발, 재고라는 코메디의 특징들을 소분류로 하여 기사들이 구성되어 있었다. 여는 글도 이러한 기획 주제와 연관하여 '자하기자들이 생각하는 코메디란?'으로 시작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소분류를 자세히 살펴보자면 '코메디'에서는 코메디 문화에 대해서, '일상'에서는 일상과 코메디에 대해서, '왜곡'에서는 민족주의와 언론사 문제와 같은 왜곡된 현실에 대해서 담고 있었다.

그리고 '가면'에서는 왜곡된 사회에 접근하기 위한 수단을 코메디라고 표현하면서 비정규직 문제나 탈북자 인터뷰와 관련된 기사들을 담고 있었고, '도발'에서는 기존 체제에 대한 저항이 코메디의 목적이라고 표현하면서 여성과 트렌스젠더에 대한 기사를 담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재고'에서는 코메디를 세상을 다시 생각해보기 위한 수단이라고 표현하면서 인권과 관련한 기사를 담고 있었다. 코메디라는 큰 주제를 잡고 그것을 특징에 따라 분류하고 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들과 연관 지어 담아낸 구성이 밀도 있게 느껴졌다.

36호의 전체 기획 주제는 대한민국이었다. 여는 글은 35호와 마찬가지로 전체 기획 주제와 연관 지어 노래 '아! 대한민국 (가수:정태준)'으로 시작하였고 한국, 우리나라의 여러 가지 화젯거리나 문제, 역사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2017년 교지의 전체 기획 주제인 '한국에서 살아남기'와 비슷한 느낌이 들어서 신기했다.

세부적인 내용으로는 36호가 발행된 연도가 2002년인 것을 통해 예상할 수 있듯이 월드컵에 대한 이야기, 대선 후보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고 자본주의, 노동권, 언론 등과 같이 지금도 한국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이야기들에 대한 기사와 지금도 꾸준히 이야기되고 있는 페미니즘과 여성운동에 대한 기사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역사와 관련해서는 민간인 학살, 학생운동과 같은 이야기들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를 주제로 한 만큼 당시 화제가 되었던 이야기나 지금도 꾸준히 이야기되고 있는 문제를 다루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37호의 전체기획 주제는 36호가 무거운 주제라서인지 조금은 가벼운 주제였다. 대학과 생활이라는 주제였고 주제에 맞게 여는 글도 가볍게 자하 기자들의 릴레이 소설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특징적인 것은 기사를 파트별로 묶을 때 제목을 속담으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내용을노느 학생회, 등록금 투쟁, 대학언론, 대학교육, 농활 등과 같은 당시의 대학생활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노동자, 성차별, 자본주의 등과 같이 당시 세상에 대한 이야기들까지 다루고 있었다.

그런데 37호에서 놀라운 내용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36호의 배포 불가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자세한 이유를 담고 있지 않아서 확실히 알 수는 없었지만 36호의 전체 기획 주제가 대한민국이었다는 것을 통해 이유를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었다.

필자가 참여한 2017년 51호 기사와 비슷한 주제였는데 그것이 과거에는 배포되지 못했다는 점이, 그것도 멀지 않은 과거였다는 것이 놀랍고 안타까우면서 분노의 마음이 들었다.



3.38호-41호(2004-2007년)


38호에서 41호까지의 자하의 가장 큰 특징은 전체 기획이 따로 없다는 것이다. 전체 기획을 생략하고 사회, 문화, 여성 등의 다양한 주제로 분류해놓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역시 그 전대 교지와 마찬가지로 학내 파트를 따로 마련하여 학내의 여러 가지 소식에 대해 다루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38호와 39호는 겉모습이 비슷한데 두께나 디자인이 잡지같은 형태를 보이고 있었다. 먼저 38호는 학내, 사히, 사람, 문화로 구서오디어 있는데 기사를 구성하고 있는 내용들이 특별하지는 않지만 당시에 학내에서, 사회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던 이야기들을 깔끔하게 잘 담아냈다는 느낌이 들었다. 반면 39호는 38호와 비슷한 느낌의 겉모습을 가졌음에도 그 호만의 특징을 잘 살렸다는 느낌이 들었다. 전체기획은 없지만 아방가르드를 주제로 설정해서 목차나 교지 전체의 디자인이 패션 관련 제목으로 되어 있고 각 챕터 맨 앞에 간단한 설명도 정리되어 있었다. 구성은 학내, 사회, 여성, 노동, 문화로 되어있었다. 학내에서 상명대의 역사를 다루었다는 것이 특징적인데 그것은 자하39호가 2005년, 즉 상명대학교 개교 40주년 특집호였기 때문이다.

40호는 교지 발간 40주년 인만큼 상명대 학교의 총장님, 국장님, 그리고 주간 교수님의 축하 글로 시작이되었다. 구성으로는 학내, 문화, 사회, 인권, 정치, 취업이 있었는데 학내에서는 교지 편집부에 대한 소개와 학교 취업 개발 센터 소개, 그리고 상명대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로 7016 버스 기사, 경비 아저씨, 구둣방 할아버지를 대상으로 한 인터뷰, 또 당시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화제가되었던 '서울, 상명대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이라는 카페에 대한 소개 기사가 있었다. 문화에는 네티즌, 20 대 외식 문화, 게임 중독에 대 한 기사가 사회에는 학교와 청소년 쉼터, 인권에는 서해 교전, 장애인, 정치에는 북한 미사일과 한미 FTA, 취업에는 투잡 열풍, 상명 인 취업, 이색 알바에 대한 기사가 있었다. 역시 다른 교지들과 마찬가지로 그 당시 화제를 모았던 이야기들을 잘 담고있는 자하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41호는 조금은 딱딱 해 보였던 이전의 자하들과 다르게 겉 모습부터 단풍 나무 디자인으로되어있어 친근하고 따뜻한 느낌이 들었고 작고 가벼워 손에 들고 다니기도 쉬울 것 같은 느낌을주는 교지였다. 구성은 학내, 사회, 20 대, 여성과 문화로되어 있었는데 구성이나 다루는 내용은 이전과 크게 다름없지만 앞서 말했던 것처럼 41호를 기점으로 자하의 디자인이 좀 더 친근하고 각 호마다의 개성이 잘 보였다.



4.43호-44 호 (2009-2010년)


43 호와 44 호의 큰 특징은'콘셉트'을 잡았다는 것이다. 43호의 콘셉트는 '마음 심 '이고 44호는 'HAVE '이다. 콘셉트에 맞게 표지와 목차를 만들어서 각 호만의 특징이 잘 살아있고 기사들이 깔끔하게 분류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43호의 표지에는 "마음을 살펴서 깊이를 찾는다"라는 문장이 있는데 이 문장이 43호 자하의 주제를 잘 보여주고 있었다. 또 '심'이라는 한자의 다의성을 이용해서 살필 심, 마음 심, 깊을 심, 찾을 심으로 나누어서 목차를 정했 다. 살필 심에는 학내의 기사가, 마음 심에는 20 대와 관련된 기사들이, 깊을 심에는 사회, 찾을 심에는 문화 관련 기사들로 구성면에서는 이전 교지와 크게 달라 지진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43 호만의 특징으로는 하나의 챕터가 끝날 때마다 '쉬어가기-자하가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으로 자하 부원들이 소중한 사람들에게 마음을 전한 편지가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44호도 43호의 바통을 이어 받아 43호와 구성면에서 비슷한면을 보이고 있는데 콘셉트로 잡은 영어 단어 have가 가지고있는 여러 가지 의미를 이용해서 'have, 얻다 / 경험하다, 앓다 / 참다,하다 /시키다, 만들다'로 목차를 나누었다.

그렇지만 43 호와는 다르게 기사를 종류별로 분류하기보다는 그 뜻에 맞게 분류했다는 특징이 있다. 그럼에도 역시 다루고있는 주제나 내용면에서는 이전 호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5.2000년대 자하를 만난 소감


2000년대 자하를 정리하며 가장 많이 느낀 점은 최근으로 느껴지던 2000년대가 사실은 지금과 많이 다르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은 문제들이 있고 그것을 똑같이 교지에 싣고 있다는 것이 너무도 신기했다. 마치 교지를 읽은 것이 아니라 그 당시 지금의 내 모습을하고있는 상명대 학교 자하의 선배 기자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온 느낌이 드는 좋은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