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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제 718 호 [영화로 세상보기] 영화 <딜리셔스: 프렌치 레스토랑의 시작>

  • 작성일 2023-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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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5001
정소영

[영화로 세상보기영화 <딜리셔스프렌치 레스토랑의 시작>


영화 <딜리셔스프렌치 레스토랑의 시작> / 2022


18세기 프랑스요리의 역사를 바꾼 최초의 프렌치 레스토랑 이야기!

  영화 제목인 Delicious는 <매우 맛있는, 매우 향긋한, (감각적으로) 매우 기분 좋은>이란 사전적인 의미를 갖는다. 영화 속에서는 'Delicious'가 주인공이 개발한 감자를 베이스로 한 디저트 이름이기도 한데, 이 디저트를 맛본 하녀가 감탄으로 내뱉은 '딜리셔스'가 이 음식의 이름이 되어버렸고, 후반부에서는 주인공이 차린 식당의 이름이 된다.

  혁명 바로 직전 1789년의 프랑스에서 음식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요리하던 셰프 망스롱, 그가 모시던 샹포르 공작의 식탁 위에 새롭게 개발한 메뉴를 선보이자 바로 해고된다. 그 이후 요리에 대한 열정을 완전히 내려놓고 평범한 주막을 운영하며 살아가던 중, 가르침을 받고 싶다는 '루이즈'라는 한 여성이 찾아온다.

  영화의 배경인 18세기에는 귀족의 특권이 엄청났던 시기이다. 그래서 요리사의 음식을 먹고 음미하는 것 자체가 서민들은 누릴 수 없는 귀족의 특권이었다. 그렇게 귀족의 어깨는 잔뜩 솟아있었고 셰프마저 기량을 펼칠 수 없는 시대였다. 현대에는 레스토랑에 간다면 메뉴에 있는 음식 중 하나를 골라 먹는 것이 당연하지만, 아주 예전에는 귀족이 원하는 음식을 셰프가 요리해야 하는 문화였다는 점이 흥미롭다.

  ‘딜리셔스’라는 제목부터 왠지 맛있는 음식이 잔뜩 등장할 것 같았지만 생각보다 그렇진 않다. 영화는 귀족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 전문 요리사의 음식을 맛볼 수 있었던 그 첫 시도의 레스토랑이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포커스를 더욱 맞추었다. 레스토랑을 운영하기까지 많은 일들이 일어나는데, 어렵사리 열게 된 레스토랑은 망스롱의 훌륭한 요리 솜씨 덕분에 입소문까지 타면서 사람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는다.

  투박한 장소에서 하나씩 정리되며 아름다운 가게를 이루는 그 모습이, 그리고 보기만 해도 유기농 티가 팍팍 나는 요리들이 영화를 훨씬 더 풍부하게 만들었다. 또한, 혁명이 일어나기 직전의 서민들과 귀족들 사이에 고조된 감정과 긴장감도 영화를 통해 잠시나마 느껴볼 수 있다.

  18세기 인물들의 복식을 비롯해 식기류, 정원, 자연경관과 같은 프랑스의 시골 풍경과 음식 등의 볼거리가 매우 풍부해서 좋은 영화이다. 음식과 관련된 질투와 권력으로 인한 복수도 볼 수 있는 등 유쾌하게 볼 수 있는 영화이다. 영화 마지막에 프랑스 혁명의 시발점이 된 바스티유 감옥이 함락되었다는 내용을 보여주면서 귀족들의 풍자가 더욱 희화화되었을 뿐 아니라 프랑스 혁명전의 프랑스 귀족 문화도 볼 수 있다.

  이 영화는 귀족 문화를 소개하면서도 적당히 그들의 세계를 꼬집고 희화화하고 있다. 18세기 프랑스의 요리 과정과 비주얼을 보며 어떻게 프렌치 레스토랑이 시작되었는지 자연스럽게 보여주어 볼거리가 풍부한 힐링 영화를 보고 싶다면 영화 <딜리셔스: 프렌치 레스토랑의 시작>를 보는 것을 추천한다.



정소영 기자